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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초 전설의 완구 Big Trak

넋두리에서 darthy 님에 의해 2012년 07월 31일에 개설되었습니다.

  1. darthy Tech fan



    지금은 저도 미국에 살지만 대학졸업때까지 한국에서 생활한 저는 어릴적에도 미국과의 연결고리가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외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미국에 살고 계셨던겁니다. 물론 다른 외가 삼촌 이모들도 대부분 미국에 계셨구요. 어머니는 미국이 친정.. 비슷한 셈이었는데 저희가 가본적은 없었습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도 않았던 때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주로 외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희를 보러 가끔 나오시곤 하셨죠.

    이제는 두분 다 돌아가신 저의 "LA할아버지 할머니" (저희끼리 그렇게 불렀죠)는 크리스마스때 가끔 멋진 선물을 보내주시곤 했습니다. 적어도 초등학교까지 꾸준히 보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후에도 한국에 오실때면 뭔가 선물을 주시곤 해서 어릴적 저는 집이 딱히 부자집인건 아니어도 적어도 장난감에 한해서는 주변 친구들에 비해 쉽게 구경하기 힘든 희귀한 장난감들이 많은 부호(?)였습니다.
    그중 지금도 가장 인상깊게 생각나던것이 국민학교 1학년때 받았던 덩치 큰 SF 스타일의 탱크 장난감이었습니다. 저 혼자 '컴퓨터 탱크'라고 불렀던 그 물건이 갑자기 생각나서 무작정 구글에 80's computerized toy tank 라고 쳐보니 제가 기억하던 그 녀석이 바로 검색되더군요. 원래 이름도 모르고 그냥 컴퓨터 탱크라 불렀던 이 녀석은 바로 Big Trak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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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g Trak은 미국의 Milton Bradley라고 하는 유명 장난감 메이커 - 그래서 로고가 MB -_-; - 에서 1979년에 발매했던 마이크로칩 내장형 로봇 장난감이었습니다. 로봇이라고 해도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것은 물론 아니구요, 전차의 등에 붙어있던 숫자패드 (그것도 무려 일종의 감압식 터치형 버튼!)를 통해 전-후진 회전 및 레이져 발사의 단순한 동작을 프로그램해서 시행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전/후진은 얼마의 거리만큼 할것인가, 회전은 몇도로 할것인가까지 모두 수자패드로 입력할수 있고 한번 프로그램한 동작 후에 다른 것을 추가하여 총 16가지 동작까지 시행하는것이 가능합니다. 6개의 바퀴가 있지만 실제 구동은 중앙의 한쌍이 담당합니다. 그래서 회전은 제자리에서 방향전환이 가능하죠. 동작 패턴을 나름 프로그램하고 명령을 내리면 수행을 하니 제가 그때 컴퓨터 탱크라고 불렀던 것도 무리가 아니고, 프로그램 지정과 저장, 실행등 컴퓨터를 구경해보기도 전에 기본 개념을 자연스레 소개해줬던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프로그래머가 된건 아닙니다만 ㅎㅎ )
    79년이면 애플을 통해 퍼스널 컴퓨터가 처음 일반 가정에 소개되고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인데 밀턴브래들리는 그 시류를 빠르게 캐치하여 상당히 시대를 앞서가는 급진적인 완구제품을 선보였던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멋진 장난감인데, 80년대 초 한국에서 저것을 가지고 놀았으니 친구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당연했었지요 ㅎㅎ
    유튜브에 이 전설적 완구의 소개 영상이 있습니다. 동작시범은 3분부터 보시면 됩니다.
    데모에서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독특한 컴퓨터 사운드효과와 함께 절도있게 전진/회전/레이져 발사까지 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은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들의 떡실신을 자연스레 유도할만한 것이었다 봅니다. 어린 제게 한동안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환상을 주는 효과까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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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커에서 찾은 좀더 큰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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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부를 보면 당시 SF물의 디자인 유행의 영향을 느낄수 있습니다. 케이블을 표현한 스타워즈식 디테일이 여기저기 있고, 전체 형상은 스타워즈 열풍이후 TV에서 방영하던 배틀스타 갤럭티카 모선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사실 이 배틀스타 갤럭티카 리메이크 판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스케일 모형인척 하지도 않고 파일럿등을 상정하지도 않은, 사실 1:1 스케일의 바퀴달린 로봇장난감 그 자체이지만 대형 우주선 디자인에 많이 등장하던 디테일 때문에 저는 거대한 전차의 축소모형 장난감으로 상상하며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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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트롤패드 위로 보이는 물방울 모양의 스위치 같은것은 조그만 포트의 커버인데, 당시엔 제게 미스테리였죠. 데모에서 보셨듯 덤프트럭같은 추가부속물을 붙이는 자리였는데 역시 동작제어(!)가 가능했습니다. 그 이외에도 별매 악세사리가 많이 기획되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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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을 위한 터치패드. 비닐소재의 저 터치패드는 조금 힘을 주면 저 위치에서 떼어낼수 있는데 그게 제 보물1호 장난감의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저렇게 자꾸 떼어내고 열어보다 보니 접속불량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제대로 가지고 놀수 없게 되어버렸죠 T_T 게다가 레이져포 효과를 위한 전구도 수명이 다하고 바퀴축도 한쪽이 부러졌던것 같습니다. 제 기억엔 1년좀 넘게 사랑받다 수명이 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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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이번에 알게된, 사출색이 다른 영국발매버젼. 색상과 함께 펑션키의 명칭이 다르고 버튼수가 하나 적지만 기능적으로 동일합니다.
    알아보니 2010년부터 이 전설의 완구가 재발매 되고 있었습니다. Zeon tech (허걱, 지온이...) 라는 회사가 big trak의 판권을 사들여 재발매를 한 모양이더군요.
    http://www.bigtrakisb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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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닉 Zeon tech의 홈페이지. 오리지널 빅트랙의 재발매는 물론 소형화된 Jr 버젼발매, 그리고 올해 2012년 발매예정으로 XTR 모델이라는 업그레이드판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아쉽게 UK의 흰색버젼으로만 재발매가 되었네요. 제가 가지고 놀았고 색상이 더 맘에 드는 미국판 회색모델도 다시 나오면 심각하게 (아들녀석 핑계대고) 하나 구입할까 생각중입니다. eBay에도 구형 매물이 심심찮게 있어서 저도 모르게 자꾸 들락거리고 있네요 ㅎㅎ

    업그레이드 판은 21세기 답게 스마트폰앱으로 무선조종이 가능하고 카메라나 다른 악세사리를 통해 기능확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디자인도 맘에 안들뿐더러 왠지 완전히 첨단스럽지도 그렇다고 레트로 스럽지도 못한 애매한 물건 같습니다. 역시 구입한다면 오리지널 버젼을 하겠죠.
    만약 다시 구입을 한다면 아이들이 주로 가지고 놀테니 (그리고 그러다 역시 부수겠지만) 두대를 구입해서 하나는 제가 상상했던 거대탱크의 모습에 좀더 걸맞게 디테일업을 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한 1/72급의 거대 차량으로 환골탈태를 하는거죠. 물론 시간도 능력도 없는지라 상상만 하고 끝냅니다만. :)
    여러모로 지금 첨단의 장난감이라 불릴만한 에어드론과 비교됩니다만 79년이라는 발매시기의 차이를 생각하면 빅트랙은 시대를 앞선 제품이었던것 같습니다.
    ......
    미국이 부자나라라는 인식은 사실 80년대에는 훨씬 더 강했고, 실제로도 한국과의 격차는 더 컸을테죠. 그러다보니 선물에 감사하면서도 미국에 사시는 외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런 황홀하게 멋진 장난감도 넉넉히 사주실수 있을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던것 같습니다. 당시 발매가격이 $43였고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금의 $125에 해당하는 (당연히) 상당한 고가의 완구, 특히나 만 7세 어린이에겐 분에 넘치는 선물을 주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중에 더 알게되었지만 소위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민자이거나 제가 생각했던 것 처럼 넉넉한 형편은 아니셨습니다. 그저 저를 사랑해주셔서, 덩치가 커서 배송료만해도 상당했을 분에 넘치는 최고의 장난감을 보내주신거죠.
    제 초등학교 저학년의 큰부분을 차지했던 첨단의 컴퓨터화된 미래지향적 장난감, 그 메모리칩속엔 반복가능한 동작들이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 기록되어 있었던것 같습니다. 저 장난감이야 이제라도 살수 있지만, 이제 할아버지 할머니는 뵙고싶어도 못뵙는것이 다시 사뭇 가슴이 메이네요.
    Puwazatza 님, 목음 님, vianney 님 그리고 9명의 다른 분들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2. albireo root

    읽고 나니 저도 마음이 아련해 집니다. 저도 나중에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뭔가 기억에 남는 선물을 사 주고 싶은데요... 레티나 맥북프로?! %-)
    skaface 님, darthy 님, optiboy 님 그리고 또다른 한 분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3. gluebyte 중진회원

    후세에게 남길 선물로는 1세대가 좋다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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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kaface 태윤아빠

    현시점에서 아들에게 이걸 사주면 아들 친구들에게 부자 아빠소리를 듣지 못하겠지만(그게 목표도 아니지만) 하나 사주고 싶네요. 아니 두개 사고 싶어요. 아들하고 빅트랙 배틀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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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thy 님과 albireo 님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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