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부분의 컨텐츠를 읽으실 수 있으나 다른 사용자들과의 긴밀한 교류와 보다 쾌적한 사용을 위해 로그인 해 주십시오.
  2. 모든 광고가 사라지고 포럼 검색이 가능해 집니다.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첨부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중고장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신 글이나 핫이슈 목록을 보실 수도 있고 채팅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사진 갤러리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이 제공됩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몰이해

라운지에서 casaubon 님에 의해 2012년 02월 16일에 개설되었습니다.

  1. casaubon Lounge Affiliated



    [IMG]
    By John Gruber

    Walter Isaacson’s ‘Steve Jobs’

    Tuesday, 14 February 2012

    애플은 소프트웨어 회사인가, 하드웨어 회사인가?

    끊임 없을 질문이다. 물론 해답은, 애플은 그 어느 회사도 아니다이다. 애플은 경험(experience) 회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이유가 바로, 전체적인 제품 경험을 창출하는 일부에 해당된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무엇이 더 중요하신가? 들고 다니고 싶을 휴대폰은 무엇인가? 안드로이드나 윈도폰7을 돌리도록 수정한 아이폰 4S인가? 아니면 iOS 5를 돌리도록 수정한 노키아나 삼성, HTC 최신사양인가?

    무슨 컴퓨터를 쓰고 싶으신가? 윈도 7을 돌리는 맥북인가, 아니면 맥오에스텐 10.7을 돌리는 레노버 씽크패드인가?

    나야 답변은 쉽다. 내가 중요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이니까 아무 OS나 돌리는 아이폰 4S보다는 iOS 5를 돌리는 노키아 루미나를, 마찬가지로 윈도가 아닌 맥오에스텐을 돌리는 씽크패드를 주저 없이 선택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라면 똑같은 가정 하에서 무엇을 골랐으리라 보시는가?

    아마도 잡스라면 그런 기기를 제일 가까운 벽에 던져버렸을 테지만 굳이 골라야 한다면 잡스 또한 소프트웨어를 택했으리라고 본다.1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둘 다 중요하고, 잡스도 분명히 둘 다 깊게 챙겼지만, 나는 잡스가 궁극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보다 더 중요하다 여겼으리라고 본다. 2007년 1월 맥월드 엑스포의 무대에서 버튼 하나짜리 디자인의 아이폰을 설명할 때, 잡스는 당시 기존 스마트폰의 본질적인 문제점에 대해 얘기했었다. 잡스의 말이다.

    필요한지 안 한지, 그곳에 있어야 할지 아닐지 상관 없이 모두들 키보드를 갖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안에 고정된 컨트롤 버튼도 다들 갖고 있죠. 모든 애플리케이션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약간씩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다르지고 버튼에 좀 최적화돼있다, 그 뿐이죠. 앞으로 6개월 후에 훌륭한 아이디어가 생각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휴대폰에 버튼을 수정하거나 추가시키지 못 할 겁니다. 이미 고정된 채로 나왔으니까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버튼과 컨트롤은 바뀔 수 없어요. 각 애플리케이션도 바꿀 수 없어요.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도 그걸 실현시킬 수가 없습니다. 못 바뀌니까요.

    자,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흠. 일단 우리는 해결했습니다! 20년 전에도 우리는 컴퓨터로 그걸 해결해냈죠. 원하는 것 무엇이라도 표시할 수 있는 비트-맵 화면으로 해결했습니다. 어떠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라도 띄울 수 있었죠. 그리고 포인팅 기기, 그러니까 마우스로 해결했습니다. 맞죠? 이 문제를 우리는 해결했어요. 그렇다면 휴대기기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버튼을 다 없애버리고 하나의 거대한 화면만 만들면 어떨까?

    몇 분 후, 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업계의 개척자라 할 수 있을 앨런 케이(Alan Kay)가 남기신 말씀이 매우 많죠. 최근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그대로 나타내는 말씀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사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째서 이렇게 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그 분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대하는 사람들은 자기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죠. 그 분은 이 말을 30년 전에 했씁니다. 우리도 그리 생각합니다.

    "버튼을 다 없애버리고 하나의 거대한 화면만 만들면 어떨까?" 디자인은 오늘날 업계 전반에 걸친 스마트폰의 표준형 디자인이 됐을 뿐 아니라, 아마 익히 들어보셨을 다른 기기, 즉 아이패드의 디자인도 정확하게 묘사해주는 말이라 할 수 있다.

    Design Is How It Works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의 잡스에 대한 전기에 잘못된 부분은 많지만, 소프트웨어를 다룬 부분이야말로 그의 전기에서 보이는 제일 심각한 오류이다. 아이작슨은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 대한 잡스의 열정을 무시하거나 경시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정 반대의 묘사를 일삼았다.

    아이작슨은 잡스가 거의 하드웨어에만 몰두한 것인양 만들었다. 사실 하드웨어에만, 이라고 표현한 것도 양반이다. 그는 잡스가 하드웨어의 "외양", 추상적인 미학에만 몰두한 것처럼 묘사했다.

    26장(한국어판은 25장)의 "디자인의 원칙 - 잡스와 아이브의 스튜디오"를 보자. 아이작슨의 글이다. (영문판 344 페이지)

    애플의 마케팅 책임자인 필 실러의 말이다. "스티브가 돌아오기 전에는 엔지니어들이 와서 '프로세서나 하드드라이브'를 말하며 '이것이 바로 요점입니다'하고 갑니다. 그러면 디자이너들이 그걸 갖고 가서 컴퓨터로 만들죠. 그런 식으로 하면 정말 끔찍한 제품이 나와요." 그렇지만 잡스가 돌아오고 아이브와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디자인 쪽을 더 중시하게 됐다. "스티브는 우리를 위대하게 해주는 것에 있어서 디자인이 필수적이라고 계속 강조했어요. 디자인이 다시금 엔지니어링을 지배했습니다. 그 반대가 아니고요."

    물론 그런 방침이 역효과를 낳을 때도 있었다. 잡스와 아이브가 아이폰 4에 브러쉬드 알루미늄을 사용해야 한다고 고집부렸을 때, 엔지니어들은 안테나를 희생시키리라 우려했다. 하지만 잡스의 복귀 후, 주로 "아이맥과 아이포드, 아이폰, 아이패드" 디자인의 차별성덕분에 애플은 앞서나갔고 번영을 구가했다.

    아이작슨은 디자인이 제품의 외양과 느낌이리라 단정짓고 있음이 분며아다. 실제로 일을 하는 역할은 "엔지니어링"에 있다는 믿음이다.

    2003년, 잡스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아이포드 기사를 위해 로브 워커(Rob Walker)와 멋진 인터뷰를 했었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느냐로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겉치장이라고 생각해서 디자이너한테 '예쁘게 만들어 봐라'고 하죠. 우리는 디자인을 그리 생각하지 않아요. 외양만이나 어떻게 느껴지는가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바로 디자인이에요."

    기존의 소스를 자주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작슨의 책에는 위의 인용이 빠져 있다. 대신 아이작슨은 예전의 인용을 책에 포함시켰다."

    잡스와 아이브가 공유한 근본 원칙이 바로 그것이다. 디자인은 제품이 표면상으로 비치는 외양만이 아니다. 제품의 본질을 반영해야 한다. 애플에서 권력을 되찾은 직후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디자인은 겉치장이다는 인식을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디자인의 의미를 더 발전시킬 수가 없어요. 디자인은 사람이 만든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입니다. 외부 레이어를 통해 드러나죠."

    잡스도 포천지에 말한 그대로 말했으리라 본다. 똑같은 핵심적인 사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바로 디자인이에요"의 문장이 애플 철학에 훨씬 더 잘 들어맞는다. 아이작슨의 말마따나 "제품의 본질"이나 잡스의 말인 "사람이 만든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은 엔지니어링이라는 차가운 과학으로부터 디자인의 예술을 개념적으로 분리시켜줄 따름이다. 딱 5 어구,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바로 디자인이에요"야말로 엔지니어링이 디자인의 예술을 어떻게 이루고 어떻게 일부가 되는지 정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해준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은 실로 반대의 위치에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엔지니어링에서의 제약이 디자인에 영향을 끼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은 별도의 개념이 아니다. 누가 누구의 위에, 혹은 아래에 있느냐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실러가 아이작슨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잡스가 애플에 돌아온 이후 디자인이 엔지니어링의 끝에서 일어났다는 내용이었다. 잡스 이후 엔지니어링은 디자인 과정의 한 요소가 됐고, 이 변화는 세상을 다르게 만들어버렸다.

    아이작슨은 이 점을 이해하지 않고서 안테나게이트 이야기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26장에서 인용했다.

    물론 그런 방침이 역효과를 낳을 때도 있었다. 잡스와 아이브가 아이폰 4에 브러쉬드 알루미늄을 사용해야 한다고 고집부렸을 때, 엔지니어들은 안테나를 희생시키리라 우려했다.

    아이폰 4(그리고 현재의 4S)의 모서리가 안테나다.2 그리고 이 안테나는 브러쉬드 알루미늄으로 만들지 않고, 비드블라스트 처리(bead blasted)가 된 스테인레스를 사용한다.3 엔지니어의 우려는, 알루미늄이 안테나를 희생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외장 안테나가 수신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 한 것이었다. 안테나를 왼쪽 가장자리 바깥으로 내어 놓음으로써 캐터리와 다른 부품이 들어갈 자리가 더 커졌고, 휴대폰 자체도 더 얇아질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작슨은 엔지니어들이 아무리 우려하더라도 잡스와 아이브가 외양과 느낌만 중시한 것처럼 묘사했다. 진실은 어떻게 돌아가느냐가 디자인인데도 말이다.

    아이작슨은 39장 "안테나게이트: 디자인 대 엔지니어링"에서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39장 제목 자체가 디자인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별개로 간주하고 있다.)

    제품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하는 디자이너와 제품을 기능에 충실하도록 만들고 싶어하는 엔지니어들 간에 긴장이 흐르는 소비자 제품 기업은 많이 있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모두 다 극한으로 끌고가는 잡스가 있는 애플에서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간의 긴장관계는 일반 기업보다 더 거대했다.

    아이작슨은 이 문장으로 스티브 잡스가 가진 "디자인"의 철학을 완벽하게 무시해버렸다.

    Serious About Software

    분명히 아이작슨은 잡스를 신뢰하지 않았다. 좋다. 단, 그는 자신의 불신을 이용하여 더 성찰력 있는 질문을 하기보다 단순히 다른 사람을 찾아다니기만 했다. 애플과 오리지날 맥 시절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아이작슨은 앤디 허츠펠드(Andy Hertzfeld)를 찾았다. 허츠펠드는 솔직할 뿐만 아니라 비범한 기억력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이작슨은 그 시절 얘기때문에 고생하진 않았다. 당연하게도 허츠펠드 스스로가 그 시절 기억을 잘 문서화시켜 놓았다. 그의 Folklore 웹사이트와 웹사이트의 글을 갖고 걸출한 책, Revolution in the Valley도 만들어냈다.

    잡스의 인생에서 문서화가 잘 안 된 시절은 넥스트와 애플 복귀 사이의 기간이다. 이 때의 잡스를 그리기 위해 아이작슨은 지속적으로 빌 게이츠를 만났다.

    아이작슨은 책 전체에 걸쳐 잡스의 유명한 "현실 왜곡의 장"을 여러 번 언급했으며, 아이북용 전기에서 찾아볼 경우 서른 번이나 적고 있다. 심지어 11장의 제목 자체가 현실 왜곡의 장이다. 그의 책에서 인용한다.

    현실 왜곡의 장은 잡스가 거짓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영리하게 표현한 것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현실 왜곡의 장이 지니는 의미는 보다 복잡하다. 진실인지의 여부는 전혀 고려치도 않은 채, 회의에서 아이디어나 세계사의 어떤 사실을 말할 때 잡스가 주장하는 바가 현실 왜곡의 장이었다.

    즉... 진실이건 아니건 간에 자기가 뭐라 말하든 사람들이 자기를 믿게 만드는 힘이라는 얘기다. 물론 모두는 아니었다.

    잡스가 지닌 현실 왜곡의 장에 저항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빌 게이츠를 꼽을 수 있다. 그 결과 빌 게이츠는 넥스트 플랫폼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아이작슨은 잡스의 현실왜곡의 장을, 제다이 기사들이 가진 포스와 비슷하다고 간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력한 정신력을 지닌 누군가에는 안 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실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아이작슨이 "저항력"에 너무나 골돌한 나머지 잡스가 그에게 틀리다고 한 것을 취급하기로 여긴 모양이다.

    다시 말하건데 회의론은 좋다. 그러나 잡스의 이야기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한다거나 잡스 스스로와 언쟁을 벌일 수 있도록 사실을 알아내기보다, 아이작슨은 단순히 허츠펠드나 게이츠처럼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들만 찾아다녔다. 과연 게이츠는 믿을만한 선택일까? 게이츠는 분명 이해관계가 반대인 인물이다. 그의 회사는 잡스 회사와 경쟁했고, 개인적인 수준에서도 그는 역사적으로 잡스 유일의 경쟁자로 손꼽힌다.

    잡스가 아이작슨에게 "사실"이라 말한 것도 아이작슨은 지속적으로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빌 게이츠같은 이들의 말에 매달렸다. 그 말도 사실은 "틀린" 것이라 인용하면서 말이다. 아이작슨은 게이츠의 말을 "사실"이라 논평했다.

    뭣보다 23장, 잡스의 재림에서 아이작슨은 1996년, 넥스트의 인수와 잡스의 복귀를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 당시 CEO인 길 아멜리오(Gil Amelio)는 클래식 맥오에스의 계승자를 찾기 위해 외부 기업을 찾으러 나섰으며, Be나 넥스트의 인수, 혹은 선 솔라리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NT의 라이센스가 후보군에 올라 있었다고 적고 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서 아멜리오가 윈도 NT의 라이센스를 선호했다고 한다. 애플이 당시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를 묘사해주고 있다.) 302페이지의 글을 인용한다.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할 방침이라고 가세에게 알린 다음, 아멜리오는 훨씬 더 불편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빌 게이츠에게 해야 할 통보였다. 아멜리오는 연락이 순조로웠다고 회상한다. 게이츠는 소식이 재밌기는 하지만 잡스가 해냈다는 사실이 아마 놀랍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게이츠는 아멜리오에게 물었다. "스티브 잡스가 정말 뭔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그 기술을 좀 압니다. 좀 데운 유닉스에요. 당신네 컴퓨터에서 돌아가도록 절대로 만들지 못할 거예요." 게이츠에게도 잡스처럼 스스로를 북돋는 방식이 있었으며 지금 바로 그러고 있었다. "스티브가 기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계세요? 그는 그냥 수퍼-영업사원일 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셨어요? ... 그는 엔지니어링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요. 그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 99%는 틀렸습니다. 도대체 이 쓰레기를 뭐하러 사시는 겁니까?"

    게이츠는 놀랍게도 완전히, 전체적으로 틀려버렸다. 이것만이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작슨은 전혀 지적하지 않았다.

    게이츠에 대해 변명을 해 주자면, 위에 나오는 넥스트에 적대적인 욕설은 사실 제3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아이작슨은 위 말을 길 아멜리오의 자서전, On the Firing Line에서 따왔다. 게이츠가 아이작슨에게 한 말은 따로 있지만, 별로 정확하지 않다. 다음 장에 나온다.

    몇 년 후 그를 만났을 때 질문을 다시 해 봤다. 게이츠는 자기가 그렇게 열내면서 말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게이츠는 넥스트 인수가 애플에게 새로운 운영체제를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멜리오는 넥스트를 비싸게 샀어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넥스트 OS는 절대로 쓰이질 않았죠." 인수 덕분에 에이비 티베이니언(Avie Tevanian)이 애플로 왔고, 그가 기존의 애플 OS를 발전시켜서, 넥스트 기술의 커널에 합쳤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넥스트 인수가 잡스를 다시금 권력으로 불러들어오리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운명의 양면성이죠. 인수로 해서 데려온 사람이 위대한 CEO가 되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어요. 그가 별로 경험이 없어서였죠. 하지만 그는 훌륭한 디자인 감각과 엔지니어링적인 취향을 갖고 있는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광기를 가라앉혀서 자신을 임시 CEO로 임명받도록 했죠."

    그 장은 이렇게 끝났다. 아이작슨의 코멘트나 다른 원전으로부터의 인용도 전혀 추가적으로 붙지 않았다. 위의 말은 남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지식이 없는 독자로서 아이작슨을 신뢰한다면, 애플의 넥스트 인수에 대해 위와 같은 언급이 정확하리라 여길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보면 저 묘사는 완전히 틀린 말이다. 넥스트스텝은 "유닉스를 데운" 것만이 아니었고, 맥 하드웨어에서 넥스트 OS는 실제로 돌아갔다. 맥오에스텐 10.0은 맥과 넥스트 기술의 잡종이었지만 맥 기술이 통합된 넥스트 시스템이지, 넥스트 기술이 통합된 맥 시스템은 아니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돌아가는 iOS는 넥스트스텝의 직접적인 후손이다. 심지어 넥스트 기술에 기반하지 않았던 오리지날 아이포드도 넥스트가 개척했던 계층적 네비게이션의 칼럼-뷰 컨셉을 사용했다.

    게이츠는 "애플의 넥스트 인수가 인재 영입 뿐이었다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실제로는 인재와 기술 모두를 영입했었고, 맥오에스텐과 iOS 모두의 기반에 넥스트 기술이 들어가 있다.

    여기서 빌 게이츠가 얼마나 틀렸는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겠지만, 아이작슨은 게이츠의 말이 진실인양 쓰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작가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작은 일이 아니다. 잡스의 커리어는 길고 풍부하며 다양하지만, 그의 인생 전체를 책 한 권으로 줄이기 위해 아이작슨은 완전히 잡스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이츠를 거울 삼았다. 넥스트가 만든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애플은 끊임 없이 확장시키고 쇄신했다.

    잡스는 애플에 돌아오면서 넥스트 소프트웨어를 같이 갖고 왔고, 넥스트는 맥 플랫폼을 살려내고 더 성장시켰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기반으로도 돌아가고 있다. 넥스트 스스로는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그 소프트웨어는 궁극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 기간이 거의 20년이 걸렸지만 스티브 잡스는 넥스트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결코 잃지 않았다.

    아이작슨은 뭔가에 대해 틀린 것만이 아니다. 잡스의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틀렸다. 넥스트에서 시작된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대한 10년의 이야기를 그는 완전히 놓쳤다.

    잡스에 대해 읽고나면 세상에 대한 잡스스러운 흑백논리에 끌리는 마음이 든다. 완전한 쓰레기, 아니면 이 세상 최고로 위대한 것 중 하나다. 즉, 별 0개 아니면 5개다. 물론 그러실 수 있다. 나도 아이작슨의 책에 대해 완전한 쓰레기, 그러니까 별 0개로 평가내릴 수 있다. 물론 그러면 안 된다. 스티브 잡스 전기는 문학작품이 아니라 좋은 책이지만, 몇 가지 함정과 지독한 실수도 같이 들어 있다.

    아이작슨은 소프트웨어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앨런 케이의 인용을 포함시켰으나, 특별히 그 말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스티브 잡스의 커리어를 그 말이 완벽하게 인용한다고 깨닫거나, 애플 제품의 엄청난 성공을 설명해 준다고 보지는 않은 듯 하다.

    아이작슨이 오만해서 불만이다라는 말이 아니다. 이 책은 위인전이 아니며 실제로 그러하다. 잡스 개인의 잔인함(그리고 잔인해지는 능력), 짜증, 남의 아이디어를 자기 것이라 하는 경향 등이 문제가 아니다. 아이작슨은 잡스에 대해 우리도 알고 있는 그런 면을 잘 다루었다. 다만 기술적인 부정확함이 너무나 확연하고 잡스의 을 잘못 이해했다. 그는 디자인 과정과 결과로 나온 제품, 소프트웨어에 대한 집중성을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스티브 잡스의 일에 대해 알아보려면 아이작슨의 전기보다는 차라리 로브 워커의 2003년 뉴욕타임스 매거진 기사를 보시는 편이 낫겠다. 하지만 그 기사는 아이포드까지만을 다루고 있다. 나머지는 없다. 아이작슨의 책은 잡스의 개인사와 어린시절, 괴벽, 잔인성, 성격, 감정적인 울분 등이 궁금할 때 좋은 책이다. 그러나 잡스의 에 대해서 아이작슨은 마치 비극처럼 심도 깊게 알려주는 것이 없다.

    아이작슨은 한 개자식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세상에는 개자식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이야기는, 놀랍고도 독특한 기업을 세워 뛰어난 제품을 많이 만들어낸 한 사내의 이야기이다.


    1. 1997년 애플 복귀 당시의 잡스는 오픈스텝을 돌리는 씽크패드를 사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기준에 합당한 파워북을 애플이 내놓기 전까지 말이다.

    2.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서리가 안테나"들"이다.

    3. 39장에서 아이작슨은 이렇게 적었다. "안테나로 작동하려면 금속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틈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그는 아이폰 모서리의 목적을 제대로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 이 책의 기술적인 면모에 대한 사실 확인이 얼마나 엉성한지 알만하다.
    Daring Fireball: Walter Isaacson's 'Steve Jobs'

    첨부 파일:

    eiiwp 님, 자유 님, vianney 님 그리고 14명의 다른 분들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2. keejeong 중진회원

    저도 전기를 읽으면서 아이폰4의 안테나 부분 설명은 좀 뜨아했습니다.
    키노트 때, 기즈모도가 이미 외형을 유출한 상태에서 약간 김이 빠져있는데
    테두리를 나누고 있는 검은 띠를 가리키며 이게 도대체 뭐냐, 애플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스스로 인용하고선
    짜잔 이게 실은 안테나지롱! 했던 그 장면이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제가 영어가 짧아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자기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번역이 좀 잘 안 와닿습니다. 원문은 '소프트웨어를 정말 심각하게 대한다면, 하드웨어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저는 받아들였는데요. 번역문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사람은 소프트웨어를 심각하게 대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히는데요...
    자유 님, Xeon - the Brick 님 그리고 casaubon 님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3. casaubon Lounge Affiliated

    의견 감사합니다! 저는 원문이 가정법이 아니라고 판단내렸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이 하드웨어도 만들어야 한다 정도의 의미로 적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
    자유 님과 keejeong 님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4. keejeong 중진회원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대하는 사람들"를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대하는 사람들"으로 바꾸면 어떨까요?
    그냥 번역 문외한의 의견입니다 ^_^;; 가정법인지 아닌지도 신경써야 하는군요. 번역은 정말 ..OTL...
    자유 님과 casaubon 님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5. casaubon Lounge Affiliated

    변경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 문장에 가정법적인 의미도 있을 듯 합니다. 어찌됐건 실제 상황을 묘사한 문장이 아니니까요. ^^
    자유 님께서 호평하셨습니다.
  6. cikandin 중진회원

    사용 기종:
    2010 iMac, 2012 MBP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casaubon 님께서 호평하셨습니다.
  7. 이안(異眼)™ 중진회원

    사용 기종:
    2013 Early MacBook Pro Retina 15
    People who are really serious about software should make their own hardware.

    소프트웨어를 정말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자신들만의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정도가 어떨까요? ^^;;
    자유 님과 정현아빠 님이 이 글을 호평하셨습니다.
  8. iTK 신규회원

    스티브 잡스, 조나단 아이브 그리고 애플
    이들 모두는 현대판 장인인 것입니다.

페이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