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09, 2008

거대한 발걸음; 아이라이프를 보내며… Pt. 1

1990년대 후반의 웹 열풍에서 오늘 날 플랫폼으로서의 웹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리어 2001년 발표된 디지털 허브 전략과 파워맥 G4 큐브 발표는 아이맥에서 시작된, 미적 감각이 극대화된 하드웨어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애플의 전략이다, 라고 평가하는 것이 당시 분위기를 잘 반영한 분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넷은 이러한 하드웨어의 판매를 위한 날개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이런 애플의 모습은 70년대 개인 컴퓨터 시대를 열어 80년대 대중화된 개인 컴퓨터 시장을 활짝 만개시킨 애플의 역사를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귀결이고 이후 비컴퓨터 기기 분야에서 커다란 성공으로 자리매김한 아이팟으로도 이어지는 애플의 비약적인 재기 모습입니다. 이후 하드웨어와 디자인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재료가 바로 애플과 아이팟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iTMS(2003)를 아이팟 성공의 첫째 요소라고 보는 분석이 있지만 이것은 ‘달 대신 손가락’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팟의 성공은 이미 2001년 발표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애플의 거대한 전략, 디지털 허브의 단초로서 아이팟은 등장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2001년 발표된 디지털 허브는 지금 시각으로 본다면 매우 당연한 일상이지만 당시에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를 위한 선전 문구라는 비판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맥 오에스 텐 이전부터 디지털 환경을 준비하는 모습-아이무비(맥오에스 8, 1999), 아이튠스(맥오에스 9, 2001)-을 고려할 때 이것은 정확한 분석이 아닙니다.

아래 비디오 링크는 2001년 5월에 발표된 아이북 광고 클립입니다.



아이북 광고 중에서 유명한 이 광고를 보고 저 빛나는 흰색 애플 마크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음악과 사진, 비디오 클립을 엮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광고 주인공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군요!). 위 광고는 디지털 허브 개념을 손에 잡힐 듯한 일상으로 잘 포착하여 사례화 시킨, 잘 만든 광고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하드웨어가 여전히 중요해 보이고 그 매혹에 못 이긴 구매 행동을 자연스럽게 합리화 시키기 위해 미디어 속 주인공과 나를 일체화하는 경험을 선사해 주기도 한 광고였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인 디지털 허브 전략을 이어가며 애플은 2003년 1월 맥월드에서 아이라이프를 발표합니다. 당시 맥 오에스는 10.1이었습니다. 아이라이프는 이름 그대로 우리 일상에 그대로 스며들 듯 사용될 수 있는 애플의 역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 사진, 비디오 등의 재료를 가지고 몇 번의 클릭과 쉽고 재미있는 작업 과정을 거치면 그야말로 일상 생활을 고스란히 디지털화 시킬 수 있었고 이러한 ‘작품’은 거실의 티비와 주변 사람들에게 편하게 나눠 줄 수 있는 시디 형태로 ‘발행’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래 비디오 링크는 2004년 1월 아이라이프 발표 중 개러지 밴드 부분입니다.

이 클립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키노트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키노트를 컴컴한 피씨방에서 윈도용 퀵타임으로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개인적으로 개러지 밴드를 거의 이용하지 못하지만 이 클립을 보면서 애플의 갖는 우리들 일상에 관한 상상력에 감탄하고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보편화된 일상으로 음악과 사진의 디지털화가 받아들여지는 시점에서 ‘창작’의 일반화를 우리가 꿈꿀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 이 글은 http://albireo.net과 http://doccho.net에 발행됩니다.




Posted by doccho on 07/09 at 09:0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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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03, 2008

Bokeh

MacBook Air가 과열되면 듀얼코어 중 하나가 꺼지면서 시스템이 수초 간격으로 정지와 작동을 반복하는 현상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만 이후 두어 차례의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은 듯 보입니다. 결국 과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임시방편일 것인데, 원활한 통풍과 방열을 방해하는 부드러운 표면 위에 놓고 작업하는 것을 피한다거나 냉각패드의 사용도 고려해 볼 수 있겠고, 작업 중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일시 차단하였다가 필요시 재개시키므로서 전반적인 CPU 부하를 줄여 볼 수도 있겠습니다.

터미널에서 다음과 같이 하면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구동을 일시 멈추었다가 재개할 수 있습니다.

killall -SIGSTOP iTunes

killall -SIGCONT iTunes

다만 매번 이와 같은 커맨드라인 작업을 반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므로 동일한 작업을 GUI로 대신해 주는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들이 나와 있습니다 - 예컨대 프리웨어인 StopStart는 별도의 창을 띄워 구동되고 있는 프로세스들을 나열한 후 선택하여 정지/재개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무슨 무슨 프로세스들이 정지된 상태인지 보여주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AppleScript를 통해 유닉스 명령을 보내는 과정에서 에러 메시지를 내는 등 불안정해 보여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SafariScreenSnapz001.png

최근 한 지인께서 소개해 주신 Bokeh는 메뉴바 항목 형식을 갖춘 비슷한 취지의 유틸리티인데 일부 이쁘장한 시각효과와 편이성을 부가하였습니다. Bokeh는 ‘흐릿함’을 뜻하는 일본어 ‘ボケ味’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위 그림과 같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하도록 하면 선택된 것 이외의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을 정지시켜 CPU의 역량을 집결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셔터 효과음과 주변 배경을 뿌옇게 표시하므로서 시각적으로 마치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집중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개발자는 Photoshop CS3 구동 시 Bokeh로 집중시키므로서 12.9% 구동 속도 향상을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제가 Bokeh를 사용하는 이유는 성능 향상의 목적 보다는 불필요한 CPU 부담을 줄여 과도한 발열을 막고 MacBook Air의 코어 꺼짐 현상을 예방하자는 것이었고 이러한 측면에서만큼은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다만 한 애플리케이션에만 집중하도록 한 상태에서 동결된 특정 앱 중 하나를 해제하도록 하면, 예컨대 Safari를 제외한 모든 앱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iTunes 하나를 재개시키려고 하면 엉뚱하게도 모든 애플리케이션들의 동결 상태가 해제되는 버그가 눈에 뜨이며, 제 경우 Typinator 2.0과 치명적으로 충돌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단순한 커맨드라인 명령어를 GUI로 포장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치고 17달러는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불평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야 할 듯 보이는 제품입니다.

Posted by albireo on 07/03 at 08:52 PM
PowerBook Ware Round • (11) Comments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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